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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모든 것(1코린 9,22)

정진석 추기경님을 기리며 -

 

한국 천주교회의 큰 어른이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이 오늘 우리 곁을 떠나 하느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우리 교회와 사회를 기도와 사랑으로 이끌어 오신 큰 목자를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우리나라 신앙 공동체에 주님께서 따뜻한 위로와 자비의 은총을 베풀어 주시기를 빕니다. 우리는 믿음 안에서 죽음이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삶으로 옮아가는 것임을 알기에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추기경님을 맡겨 드리며, 착한 목자를 우리에게 보내 주신 주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정진석 추기경님은 1970년 6월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시어 주교품을 받으시고, 자애로우신 아버지, 착하신 목자의 마음으로 한국인 사제 양성에 주력하시며 간절한 기도와 불굴의 인내로 청주교구의 발전에 이바지하셨습니다. 평소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으셨고, 모든 사람을 신뢰하시며 인자로이 대해 주신 정 추기경님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 1코린 9,22)이라는 사목 표어에 따라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삶으로 일관하셨습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되시고, 2006년에 추기경으로 서임되신 정 추기경님께서는 14년간 서울대교구를 이끌어 가시는 동안 “생명 존중과 나눔 운동”을 통하여, 저출산과 낙태 등의 풍조에 맞서 생명 수호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셨습니다. 교황청 가정평의회 운영위원과 사회홍보평의회 위원으로 활동하시며 한국 교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큰 공헌을 하셨습니다.

 

탁월한 외국어 능력을 지니신 추기경님은 라틴어로 쓰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의 서한을 번역하시며, 두 분의 성덕을 알리는 데 주력하셨습니다. 또한,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하시는 투혼을 발휘하셨습니다. 박해를 피해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 사는 신자들을 찾아가 성사를 주시며 가난한 신자들을 도와줄 수 없는 슬픔에 가슴이 미어졌던 최양업 신부님을 본받게 되셨고, 최 신부님의 서한을 번역하시는 내내 눈물을 흘리시며 ‘내 일생도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 하는 결심을 하셨다고 고백하셨습니다.

 

사제요 교회법 학자로서 ‘교회법 해설’ 등을 비롯하여 신자들에게 유익한 서적을 꾸준히 집필하시고 번역하신 추기경님을 기리고자, 모교인 서울 중앙고등학교에서는 2020년 7월, 교내 도서관에 ‘정진석 추기경 특별 서가’를 조성하였습니다. 학창 시절의 풍부한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평생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독서 습관을 통하여 60년 동안 60권 가까이 훌륭한 저서를 저술하신 추기경님의 삶은, 중앙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많은 후배들뿐만 아니라 추기경님의 선한 뜻을 받드는 많은 이들의 꿈과 신앙을 키우는 데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2020년 10월,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고통을 겪는 가운데 정 추기경님께서는 주교 수품 50주년을 맞으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축하 메시지를 통해 추기경님의 삶과 업적이 교회에 매우 큰 유익을 주었다고 말씀하셨듯이, 추기경님께서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감염병의 창궐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다른 이들을 돕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선행에 힘쓰는 것임을 우리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2006년 6월, 정 추기경님께서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줄 수 있다면 그 생명을 받는 사람은 더할 수 없이 행복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장기 기증을 서약하셨습니다. 이렇듯 추기경님께서는,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성 야고보 사도의 말씀(야고 2,14)을 우리에게 행동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또한, 2018년 9월 27일, 정 추기경님께서는 ‘장기 기증에 관한 서명’을 통하여 안구를 비롯한 모든 장기를 아낌없이 내어 주시겠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그리고 2021년 2월 25일, 병상에 계시던 추기경님은 당신 통장에 있는 금전 잔액을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와 아동 신앙 교육에 모두 봉헌하심으로써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나누셨습니다.

 

삶의 마지막까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시고자 희생을 실천하신 우리 교회의 큰 어른이신 정 추기경님을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아쉬움 속에 주님께 보내 드립니다. 매우 슬프고 고통스러운 지상의 이별이지만, 우리는 이제 추기경님을 기도 안에서만 만나 뵈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참아 내시며 의연한 모습으로 하느님 곁으로 가신 정 추기경님! 일생 동안 한국 천주교회에 베풀어 주신 큰 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하늘에서 저희 모두를 지켜 주시고 격려해 주시며,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한없이 자비로우신 주님,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님을 인자로이 품어 안아 주시고, 그에게 영원한 천상 행복을 베풀어 주소서. 아멘.

 

2021년 4월 27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 용 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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