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아버지 글/하상
신부님의 눈높이는 얼마여요
누구에게나 맞추면
또박또박 잰 듯이 맞아떨어지니 말이어요
그렇다고 해서 눈이 여럿인 것은 아니잖아요
마음 가는 데로
몸이 가는 대로 행하여도 그릇됨이 없을 만큼
길게 살아오신 세월
삶의 본질을 다 꿰뚫으시고도
근엄하지도 않으시고
늘 다정다감하시니
인자하신 아버지 같으시잖아요
이곳저곳
양의 우리마다 분별없이 살피시며
사랑이 가득히 담긴 말씀과
더불어 웃음보따리를 듬뿍듬뿍 풀어놓으시니
신부님은 혹시 바보 아니신가요
마음의 정원엔
눈보다도 더 흰 백합꽃 피우시고
임하시는 곳마다
진한 향기를 내어 놓으시는 신부님
넓기에는 푸른 하늘이요
깊기에는 헤량할 수 없는 바다요
고요하기에는 넓은 호수를 닮으신 우리 님
님이시여!
일생 순간순간을 기쁨으로
고요한 기쁨으로 머무르소서.
20110129廈象